대학 人/수기 및 공부법

40기 엄승주 학생의 학습수기입니다. About 1차시험, 체력 시험, 시기별 수능 공부법

폴라폴리 2020. 5. 22. 16:11

0. 시작하며

 

안녕하십니까, 저는 폴라리스 홍보단 13기로 활동하는 경찰대학 40기 엄승주 학생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경찰대학만을 바라보고 제 200%를 바쳤던 지난 3년이 떠올라 기분이 오묘해지네요. 경찰대학이라는 글씨만 봐도 설레던, 시간이 날 때마다 카페에서 선배님들의 학습수기를 보며 감탄하면서 자극받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경찰대학생의 자격으로 직접 수기를 쓰게 되어 정말 영광이고 감격스럽습니다.

 

학생 여러분들처럼 저도 고등학생이었고, 똑같이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보며 달리며 입시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던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 이 수기를 읽으실 때쯤이면 어쩌면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을 해봅니다. 주변 친구들보다 늦게 공부를 시작한 저는 친구들이 걱정 제발 좀 그만하고 조용히 공부나 하라는 말을 할 정도로 걱정과 한숨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한숨 몇 번 쉬고 그만큼 간절한 마음을 품고 달려왔기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실 여러분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저의 학습수기는 경찰대학만의 시험인 1차시험, 2차 체력시험 대비법, 시기별 수능 공부법, 그리고 제 전반적인 수험생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겠지만 분량에 상관없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을 수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1차시험을 대비하며

 

1차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탄탄한 수능 실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 과목 모두 수능보다 짧은 시간 안에, 수능과는 다른 형식의, 수능보다 더 어려울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되지만 과목별로 기본적인 개념과 실력을 갖춘다면 기울인 노력만큼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저는 고3 1학기까지는 내신과 수능대비에 초점을 두어 공부했고, 1차 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기간은 시험을 보기 전 1주일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수능 대비에 있어서 기본이 되어있던 시점이었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저는 1주일의 하루를 아침, 점심, 저녁, 밤으로 나누어서 한 시간이라도 헛되지 않게 계획적으로 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침에는 홈페이지에서 뽑은 8개년 기출문제를 하루에 2개년씩 시간을 재서 풀고 꼼꼼하게 오답정리를, 점심에는 수능공부를 하였고, 저녁에는 따로 구매한 8개년 기출문제집을 아침에 풀었던 범위만큼 다시 풀며 노트에 오답문제들을 적으며 복습했습니다. 그리고 밤에는 헷갈렸던 수학 개념이나 문학작품들의 특징, 그리고 모르거나 헷갈렸던 영어단어들을 외웠습니다.

 

국어는 문법 부분을 제외하고는 수능과 유사하게 출제됩니다.

 

문법문제는 어문규정을 따로 주지 않기에 그러한 문제들을 대비하기 위해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독서와 문법 시간에 나눠준 어문규정집에서 외래어표기법, 한글맞춤법과 같은 주로 출제되는 문법개념과 원문을 틈틈이 보면서 암기했습니다. (규정집에서 예외로 나오는 예시들도 같이 외우면 더욱 좋습니다!)

 

그리고 문학은 수능 모의고사와 크게 다르게 출제되지 않습니다. 저는 매삼문 시리즈, 마더텅, 홀수기출, 자이스토리와 같은 수능 기출문제집을 고1 겨울방학 때부터 여러 번 반복하면서 수능 기출 작품들의 특징을 정리하였고, 수능특강 작품들도 빠짐없이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모르는 작품이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않도록 사설 모의고사들도 구해서 풀어보면서 단시간 안에 인물, 줄거리, 글의 전개방식와 같은 특징들을 파악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비문학 같은 경우에는 최대한 많은 유형의 문제들을 접해보기 위해 경찰대기출, 수능기출 뿐만 아니라 LEET, MEET, PSAT의 문제들을 모아놓은 고난도 독해 문제집을 풀며 독해실력을 다졌습니다. 이렇게 평소 접해보는 문제들보다 어려운 난이도의 문제들을 풀다 보면 수능이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지고 시간도 널널하다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잘 판단하신 다음 만약 비문학 분야가 약하다고 판단된다면 수능기출부터 완벽히 독해하고 고난도 문제집들은 선택적으로 푸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자신만의 비문학 독해의 방법론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한 문단마다 옆에 핵심내용을 요약한다던가, 역접접속사 뒤에있는 문장에 박스를 쳐서 중요하게 읽는다던가와 같은 일관적인 접근방법을 고안한다면 그 어떤 지문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만의 메뉴얼대로 차근차근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긴 지문도 빠른 시간 안에 꼼꼼하게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연습할 때는 귀찮아도 항상 지문 밑에 독해 구조도를 그리는 것도 독해를 완벽히 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수학은 수능과는 많이 다른 스타일의 문제로 출제되기 때문에 기출을 여러 번 풀어보되, 오래 전 기출문제들은 현행 교육과정과 맞지 않기에 선택적으로 풀었습니다. 저는 이과였기에 문과 범위로 출제되는 문제들이 오히려 낯설었고, 개념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복습 차원에서 문과 범위의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을 1주일 만에 빠르게 다 풀었고, 헷갈리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 개념들은 따로 노트에 정리해서 시험 직전에 보았고 그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조언해드리고 싶은 부분은 문제를 풀 때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스킬을 알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교과서를 보며 확실하게 자기 것으로 만든 개념을 응용하면 풀 수 있게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항상 개념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영어도 동의어/반의어 찾기와 같은 수능과는 다른 스타일의 문제들이 출제됩니다. 몇몇 단어를 몰라도 독해 실력이 좋으면 어느 정도까지는 성적이 나올 수 있는 수능과는 달리 단어를 모르면 독해 실력이 좋아도 문제를 푸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으므로 경찰대 기출 문제집을 풀면서 새로운 유형에 익숙하게 하고, 모르는 단어들이 나오면 노트에 따로 정리해서 외울 때까지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짧은 시간 안에 수능보다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걱정이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기출문제들을 일단 풀어보고, 취약점을 찾고 보완해나가다 보면 점점 실력이 늘어가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1차시험을 준비하면서 수능을 대비할 시간이 적어지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수능보다 짧은 시간 안에 어려운 문제를 푸는 걸 연습하다 보면 수능 문제를 풀 때 시간이 상대적으로 널널하다고 느낄 것이고, 이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체력시험을 대비하며

 

저는 평소에 운동을 즐겨하지 않았던 터라 체력시험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정말 막막했습니다. 처음에는 팔굽혀펴기 10개도 못하는 저질체력이었지만, 옆에서 도와주셨던 학교 체육선생님과 주변 친구들 덕분에 감사하게도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체력시험을 치뤘습니다.

 

체력시험을 대비하겠다고 며칠 동안 무리해서 운동만 하기 보다는 체력시험 몇 주 내지 몇 달 전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체력을 키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혼자 체력시험을 대비하기 벅차다고 생각해서 주변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저는 고3 때 일주일에 두 번 있는 학교 체육시간마다 체육선생님과 함께 운동장 다섯 바퀴씩 돌며 달리기 체력을 키웠습니다. 처음엔 두바퀴만 뛰어도 숨이 벅찼지만, 체육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긴 트랙 두번은 전속력으로, 짧은 트랙은 쉬엄쉬엄 달리는 전략으로 달리다 보니 점점 체력이 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체력시험 2주 전부터는 계획한 양만큼 공부를 다 끝내고 매일 밤마다 자전거를 타는 친구 옆에서 1.5km씩 달렸습니다.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도 3교시 쉬는 시간과 자기 10분 전마다 틈틈이 연습해서 15개로 시작해서 1주일에 5개씩 천천히 그 양을 늘려갔습니다. 귀찮더라도 꾸준히 연습하다보면 절대 안 될 거 같았던 목표도 충분히 이룰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체력시험에서 악력 기준에 미달하여 떨어지는 친구들이 있었던 만큼 평소 자신의 악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미리 악력기를 사서 측정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제가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기준에 미달된다고 판단되면 매일 하기에는 손에 무리가 가므로 3일에 한번씩 꾸준히 연습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3. 시기별 수능공부 방법

 

1~2: 과목별 개념을 완벽히 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때쯤 출판되는 수능특강을 모든 과목들을 한 번 이상씩은 꼭 풀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시다시피 수능특강은 수능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주요 문제집 중 하나입니다. 저는 국어 같은 경우에는 수능특강 작품별 특징 정리를 하고, 영어와 같은 경우에는 몇몇 지문은 그대로 수능에 출제되므로 지문 내용 파악을 어느정도 하고 문법에서 특징적인 요소들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이 마지막 겨울방학에 기출을 모든 과목을 한바퀴 돌리는 것을 목표로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루에 몇 개씩만 풀어도 긴 겨울방학 동안에는 충분히 다 풀 수 있으므로, 단순한 문제 풀이를 넘어서 평가원의 출제의도를 분석해도 좋고 빈출 유형들을 정리해도 좋습니다. (추가로 조언을 드리자면, 이때부터 미리미리 경찰대 면접시험에 활용할 자소서의 내용을 구상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의 학교생활을 되돌아보면서 기억에 남는 활동들을 하나씩 정리해나가다 보면, 나중에 촉박한 기간 속에서 공부시간을 뺏기면서 자소서를 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3~6: 저는 이 시기에는 학교 내신 공부를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경찰대 입시에도 내신 성적이 포함되기에, 저는 지금까지 비교적 낮았던 내신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여 모든 과목에 최선을 다해서 공부했고, 내신기간이 아닐 때에는 모의고사를 꾸준히 풀면서 수능 감각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별도로 조언을 드리자면, 한국사나 영어 같은 과목은 나중에 막바지에 큰 비중을 두어 공부하기 어려우므로, 여유가 있을 때 미리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공부하는 걸 추천합니다.

 

6~7: 7월에 경찰대학 입시의 첫 관문인 1차 시험이 있는 만큼, 한 달 전 정도로 여유롭게 기간을 잡고 그 전까지는 수능공부에 매진하고, 한 달 동안은 1차시험 기출 분석과 수능공부를 병행하면서 공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기간에 보통 출간되는 수능완성 문제집의 모든 과목을 한번 이상, 그리고 앞서 언급한 수능특강 문제집은 한번 더 풀어보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내신 대비를 하면서 영어와 수학의 수능특강의 모든 문제들을 거의 외우다시피 많이 풀어보았고, 탐구과목들은 수능 연계문제집에 수록되어 있는 개념이 중요하므로 꾸준히 반복해주면서 개념을 빈틈없이 외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8~9: 이 기간에는 학교에서도 계속 자습시간을 줄 것입니다. 이 때부터는 정말 수능 시간표대로 모의고사들을 풀어보면서, 만약 기출분석이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기출을 한번 더, 아니면 답까지 외울정도로 많이 보았다 하면 사설 모의고사라도 풀면서 시간감각을 익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되도록이면 9월 말 까지는 마지막까지 새로운 문제와 유형을 접해보면서 그 어떤 문제가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않는 연습을 했습니다.

 

10~: 이 시기에는 수능 전날 까지 다른 것 다 제치고 수능특강, 수능완성, 기출문제, 지금껏 정리해온 개념노트와 오답노트만 들고 다니면서 공부했습니다. 이 때 새로운 문제를 푼다고 하더라도 기억에 잘 남지 않을 뿐더러, 저같은 경우에는 이때 모르는 문제가 갑자기 등장하면 괜히 마음만 불안해졌기에, 지금껏 풀어왔던 문제들을 다시 한번 풀어보면서 놓쳤던 개념이나 유형은 없었나, 재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수능 2주 전부터는 새로운 개념 노트를 하나 만들어서 수능 당일날 볼 개념들을 정리했습니다. 예를 들어 수능특강이나 수능완성에서 헷갈리는 개념이나 선지들을 모아놓기도 하였고, 과목별로 흔히 하는 실수를 정리해서 (ex. 지구과학에서 문제를 볼 때 별과 달을 구분하자, 국어 문제를 풀 때 문학 선지를 끝까지 읽자 등등) 시험 직전에 볼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4. 전반적인 수험생활에 대하여

 

#슬럼프

 

사실 누구에게나 있었을 법한 슬럼프는 저에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제 3년의 하루하루가 슬럼프였는지도 모릅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공부를 시작한 저는 모든 과목에서, 특히 수학과 과학에서 개념이 정말 부족했고 국어는 모의고사를 80분 안에 풀어야 한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노력은 배신하진 않는다는 말을 믿고 최선을 다해 중간고사를 준비했지만, 상상도 하지 못한 성적을 받고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공부방법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 저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철저히 분석하였고, 저에게 맞는 수많은 공부방법을 시도해 본 끝에 저만의 공부방법을 찾고 그대로 수능날까지 유지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던 첫 시험에서의 200등이라는 성적으로 수험생활을 시작하여 마지막 시험에서 2등이라는 성적으로 수험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 성적이 이렇게 올랐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은 게 아니라, 저처럼 처음에는 아무리 못했더라도, 자기 자신을 믿고 끝까지 이 악물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이 목표한 산의 정상에 올라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앞서 제가 왜 슬럼프가 없었거나 매일매일이 슬럼프였던 것 같다고 표현했냐면, 말 그대로 노베이스였던 제가 빡빡하게 짠 계획을 어떻게든 이루기 위해 내일도 모자라 그날 해야 할 공부량도 감당하기 힘들었기에 정신없이 달려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부족했던 저도 경찰대학에 합격하여 대단한 동기들과 존경스러운 선배님들과 함께 경찰대학의 캠퍼스를 걸어다니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은 여러분 나이의 저보다 훨씬 잘하고 계실 테니 필요없는 스트레스는 받지 말고 이왕 해야 하는 공부, 즐기면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내신

 

내신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끈기와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찰대학 입시의 한 요소인 내신에는 3학년 1학기까지 총 10번의 시험성적이 반영됩니다. 처음에 저처럼 아무리 못해도 나만의 방법을 찾아서 후반부에 최고의 성적을 거둬도 됩니다. ‘중간고사를 망쳤네, 기말고사를 잘 보면 되지’, '1학기에는 공부한 만큼 만족스러운 성적이 안 나왔으니 2학기에는 공부한 양만큼 성적이 나오게 효율적인 공부를 해봐야지와 같은 생각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덜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열심히 준비했는데 망치면 자신에게 실망이 크곤 합니다. 저도 열심히 준비했던 수학 중간시험에서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6등급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저 자신에게 정말 실망이 컸고 화도 많이 났지만, 계속 이렇게 분해있다가는 제 기분만 나빠지겠다 싶어서 더욱 이 악물고 기말시험을 준비해서 1등급을 받았고, 그 학기에 다행히도 무난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런 식으로 항상 다음의 시험에서 향상된 성적을 거둔 결과, 내신성적도 4점대 중반으로 시작하여 1점대 후반으로 마무리하는 감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3학년 1학기까지도 내신성적이 안 좋아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끝까지 노력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경찰대학의 최종성적 반영은 아시겠지만 수능이 50%이기에 남은 기간 동안 수능을 착실하게 준비하셔서 수능만 잘 봐도 내신성적은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기에, 불안에 떨지 말고 담대하게 남은 날만큼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 목표한 양만큼은 다 끝내고 시험장에 들어가겠다는 마음으로 공부하면 마음이 한결 편할 것입니다.

 

한편 처음에는 잘하다가 나태해져서 수험기간 막바지에 쌓아온 노력을 헛되이 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특히 공부할 때는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내가 완벽하다 하더라도 어느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자기가 정말 제대로 안다고 생각했던 개념이 부실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보면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지나치고 있던 부분들이 보이기 마련입니다. 다시 한번 본다고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기에 시험 전날까지 개념에 소홀하지 않고 기본을 무시하지 않는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신이라는 것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상대평가이지만 끝없는 경쟁 속에서 친구들을 견제하기 보다는, 또는 주변 친구들과 자기 자신과의 끝없는 비교 속에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내가 이 과목을 억지로라도 좋아해서 등급이나 등수를 생각하지 말고 좋은 점수를 받아야지라고 생각했더니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덜 했습니다.

 

#쉬는시간

 

공부를 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피곤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쉬는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새벽부터 새벽까지 공부하고 난 다음 쥐가 날 것 같은 머리를 달래주기 위해 매일 제가 좋아하는 유튜버의 영상을 하나씩 보고, 자기 전에는 유튜브의 경찰대학 d-50 응원영상을 한번씩 보면서 내일의 나에게 파이팅 응원을 해주고 잠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쉬는 시간을 보낼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제가 아는 것이 많지 않지만 이것 두 가지는 되도록이면 멀리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게임

 

제 주변에 공부를 정말 잘했던 친구들도 게임의 유혹에 넘어가자 게임에 중독되어 성적이 훅훅 떨어졌습니다. 물론 자기통제를 잘하면 상관없겠지만, 제 경험상으로 그런 친구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쉴 때는 게임을 하지 말고 (게임하면 저는 눈만 아프고 어지럽기만 하더군요..!) 눈을 감고 누워서 쉬거나 음악을 듣는 등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연애

 

공부에 뜻을 가지더라도 연애를 하다 보면 정신이 분산되기 마련입니다. 수험생의 정신은 오직 성적과 자기 자신에만 쏠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되도록이면 다른 곳에 신경쓰거나 걱정하지 말고, 오직 11월에 받을 자신의 수능 성적표에만 온갖 관심이 쏠려 있어야 합니다. 물론 연애도 할 때와 안 할 때를 엄격하게 구별해서 하면 문제 없겠지만, 이것도 제 경험상으로는 그런 친구는 정말 드물었기에 저는 안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플래너와_규칙적인_생활

 

저는 고등학교 입학한 날부터 수능 전날까지 플래너를 썼습니다. 플래너를 쓰면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수능이 다가올수록 커지는 불안감을 억제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고3 때 감당하기 힘든, 엄청나게 많은 공부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간단한 세 가지 규칙 하에 플래너를 작성했습니다.

 

자기 전에 그 다음날 계획 미리 작성하기’, ‘계획을 작성할 때는 페이지 수와 그 내용을 대략적으로라도 나중에 한 눈에 봤을 때 기억할 수 있게 쓰기’, ‘그 날 못 달성한 계획은 빨간 색으로 표시하여 다음날까지는 더 이상 미루지 않고 무조건 끝내기입니다. 아마 여러분들 중에서 플래너를 쓰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제가 언급한 세 가지 규칙을 지키면서 쓰시면 효율적인 플래너 사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참고로 수능 100일쯤 전부터는 수능 시간표대로 생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능 시간표대로 아침에 국어를 공부하고, 수학, 그리고 영어, 그리고 탐구를 공부하다 보면 두뇌가 그것에 맞춰서 그 과목을 공부하는 데에 필요한 최적화된 뇌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학교 일과가 끝날 때까지 수능 시간표대로 모의고사를 풀고, 학교가 끝난 다음에는 모든 수능과목을 빠짐없이 공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야 과목별로 균형있는 학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잠을 자는 시간도 수능 전날까지 고정적으로 12시 반에 누워서 6시 반에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밤을 새는 등 무리를 하게 되면 그 다음날이든, 언젠가는 피로가 쌓여서 회복하는데 오래 걸릴 것입니다. 잠은 충분히 자고,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때 100%의 효율을 내는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

 

#매사에_최선과_감사를

 

제가 수험생활을 하며 항상 가슴에 새겨두었던 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매사에 최선과 감사를이라는 말입니다. 3년의 수험생활 동안 항상 제 옆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버팀목이 되어준 친구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항상 최선을 다해 정성스럽게 알려주시던 학교 선생님들, 제 체력시험 통과를 위해 시간을 아끼지 않고 도와주셨던 체육 선생님 등 정말 감사한 분들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보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적이 미미하게 오르는 공부가 하기 싫어져서 나태해졌다가도, 어느 순간 도와주시는 분들에게 부끄럽고 죄송해서라도 열심히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학교 수업을 듣던, 자습을 하던, 운동을 하던, 그 시간에 발을 들여 놓은 만큼 헛되지 않게 100%의 효율을 뽑아내라는 것입니다.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에는 자기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전의 집중력으로는 3시간이 걸릴 공부량을 1시간 만에 끝내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쉬거나 놀 때는 최선을 다해 쉬거나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아무래도 사람이기에 계속 공부만 할 수 없다보니 놀아줘야 할 때가 있습니다. 스트레스 병이 꽉 차면 비워줘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죄책감 없이 그 순간순간에 만족하며 최선을 다해서 놀고, 다시 공부를 시작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공부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매일매일이 불안한 수험생활이 여러분의 목표를 향하여 묵묵히 갈 길을 걸어가는 수험생활이 될 것입니다.

 

 

 

 

5. 마치며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저는 입학한지 60일 조금 넘은, 갓 입학한 1학년 학생입니다. 글솜씨가 부족한 저의 서툰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반 년전까지만 해도 플래너, 핸드폰, 물통, 샤프, 방 천장 등 제 온갖 물건들에 붙어있던 경찰대학 로고 스티커를 보며 마냥 설레서 공부하던 저였기에 입시와 관련하여 남은 기억을 활용하여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쓴 수기입니다.

 

제가 위에 쓴 조언을 누군가에게 해줄 만큼 전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3년동안 고등학생으로 살아보면서 완벽히 실천하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했으면 한층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점들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사람마다 공부방법이 천차만별이기에, 제가 제안한 부분들을 실천해주셔도 되고, 참고만 하시되 본인의 방법으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꾸준히 노력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힘들었지만 소중했던, 3년의 수험생활을 마치고 입학한 경찰대학은 제 예상만큼 정말 좋은 학교입니다. 비록 현 시점 종식되지 않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정상적인 학교생활은 못 하고 있지만, 생각이 깊고 성숙한, 여러모로 대단하고 착한 동기들, 그리고 하루하루 보면서 배울 부분이 참 많은, 정말로 닮고 싶고 존경스러운 저의 롤모델과 같은 선배님들과 함께 캠퍼스를 걷다 보면 아직도 제가 이 학교에 들어왔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길거리를 걷다가 하수구 뚜껑에 써 있는 경찰대학 글씨를 보고 흠칫 놀라다가 , 내가 이 학교를 진짜 다니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웃을 정도로 제가 간절하게 원했고, 이 수기를 읽으시는 여러분이 오고 싶은 학교 학생인 것이 솔직히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걷는 길이 마냥 가시밭길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평생의 원동력이 될 시간이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고등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지만, 11초가 아까워 고군분투하는 그 시간이 어쩌면 여러분의 인생 중에서 가장 열심히 지내는 시간일 것이고, 그렇다면 더욱더 치열하게 해서 이왕 열심히 살아보는 거 후회없이, 나중에 돌아보았을 때 뿌듯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을 학교에서 뵐 그 날을 기다리며 응원하겠습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