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人/수기 및 공부법

37기 김세아 학생의 학습수기입니다. - 국어 공부에 관하여

폴라폴리 2017. 5. 27. 17:37

안녕하십니까. 경찰대학 37기 김세아 학생입니다. 저는 원래 성적이 썩 좋지 못한 학생이었고, ‘내가 경찰대학을 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떠안은 채 밤새 경찰대학에 합격하신 선배님들의 수기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경찰대학에 입학하여 직접 수기를 쓰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학생들 저마다 본인에게 맞는 공부법과 생활 방식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제가 그러했듯이, 여러분도 제 수기를 읽어보시고 어떤 방법이 괜찮고 유용할지 생각해보시고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1. 본격적으로 수기를 쓰기에 앞서!

 

  뻔하고 지루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으나, 먼저 제가 성적이 높지 않았던 학생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시작하고 싶습니다. 저는 일반 고등학교에서 내신 3점 중반에, 모의고사 역시 3등급으로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재작년 이맘때 저는 저와 같은 학생들도 경찰대학에 갈 수 있는 지 그 가능성을 알고 싶었고, 그래서 뒤늦게 성적을 올려 경찰대학에 입학한 사례를 찾아보고자 했지만, 늘 훌륭했던 학생들의 화려하고 꽉 찬 합격 수기들만을 보며 오히려 기가 죽고 자신감을 많이 잃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학생이 있다면, 이 수기를 보고 용기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를 저는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책상에 앉아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경우. 그리고 자신에게 맞지 않거나 매우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경우. 이 두 가지 중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해결해나가기 위해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절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먼저 내가 평소에 어떻게 공부하고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시고, 공부법이 잘못되었다면 어떻게 잘못 되었는지도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저 두 가지 이유에 모두 해당되는 학생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이 옆에 있어도 공부에 집중할 만큼 의지력이 강하지 못했기 때문에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2G 휴대폰을 사용했습니다. 또 책상에 앉아 다른 생각을 하는 일이 많았는데, 스톱워치로 공부시간을 체크하면서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스톱워치를 많은 학생들이 이미 쓰고 있겠지만, 정말 좋은 방법이니 꼭 사용하시기를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선생님께 어떤 성적대의 학생이든 하루 14시간 씩 공부한다면 가고 싶은 대학을 갈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 나서부터 아침 자율학습 때부터 밤까지 제가 공부하는 시간을 쟀습니다. 계속 공부를 한 쉬는 시간, 집중해서 들은 수업시간까지 모두 포함시켰고 보통 12시간에서 13시간 정도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공부한 시간을 측정하고 스터디 플래너 아래에 적어두면 ‘내일은 오늘보다 10분이라도 더 공부하겠다.’ 는 다짐이 되어 다음날 아침에 피곤하더라도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법 역시 저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아, 잘못된 것 같아 고민을 많이 해왔고 오랜 고민 끝에 저에게 맞는 효율적인 공부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2. 내신

 

  내신 성적을 올리는 데 가장 기본은 역시 수업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입니다.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이 시험을 출제하시는 만큼, 저는 수업시간에 절대 졸지 않고 선생님이 어느 부분을 특히 강조하시는 지를 교과서에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목과 수업 내용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 부분이 출제된다면 어떤 식의 문제로 나올지 간단히 생각나는 대로 옆에 적어두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습은 하지 않더라도 무방하지만 복습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꼭 당일 배운 내용의 복습을 그 날 하지는 않았고, 며칠간 수업을 하고 한 흐름을 타는 내용이 진도를 다 나갔을 때 교과서를 쭉 읽어보고 중요한 개념은 A4지에 몇 번 적어 보는 식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시험 기간(보통 시험 4주 전부터 준비 했었습니다.)이 되면 분량을 정해놓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① 국어

  내신 국어는 문학 작품이 주로 출제되는데, 저는 A4지에 작품별로 중요한 내용과 특징, 선생님이 강조하신 부분과 그것이 어떤 식으로 출제될 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예쁘게 필기해서 그것을 보고자 한 것이 아니고, 저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휘갈겨 쓰되 작품의 핵심을 흐름을 이해하며 암기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시험 기간 동안 이 과정을 세 번 정도 반복하면 억지로 머리에 내용을 우겨넣지 않아도 작품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습서를 풀며 그 작품의 특징을 어떤 식으로 표현하고 또 바꿔 표현할 수 있는지 확인하며 공부를 마무리했습니다. 또 자습서에서 본 표현도 A4지에 대충 해놓은 필기에 덧붙여 적어두고 한 번 더 훑어보았습니다.

 

 

② 영어

  저는 우선 인터넷 강의를 통해 문법을 공부했습니다. 문장을 해석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문법을 알아야 그 구조를 파악하고 결국 내용까지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지문의 문장을 한 문장 씩 끊어서 주어와 동사, 목적어를 구별하고 수식된 구조를 파악했습니다. 이 때, 예를 들어 분사나 관계대명사, 관계부사 같은 것들을 각각 정해놓은 색깔의 펜으로 표시해 시험 전에 지문을 읽을 때 문장 구조가 바로 파악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반복하고 나니 나중에는 적당히 중요한 문법 개념만 표시하고 넘어가도 문장의 구조가 눈에 들어왔고 의미를 해석하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이 방법은 독해에 자신이 없고 문장 구조를 잘 모르겠는 학생들에게 추천 드립니다.

 

  또 학교에서 따로 정해놓은 단어집이 있다면 그것으로, 없다면 서점에서 마음에 드시는 단어집을 구매하셔서 꾸준히 영어단어를 암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문법을 알고 독해 속도가 붙는다고 하더라도 단어를 모르면 문제를 풀 수 없기 때문입니다. 추가적으로 저는 내신을 준비할 때에도 그렇고 고3때 기출을 풀 때에도 지문의 모르는 단어들을 표시해 따로 수첩에 모아두어 틈틈이 보았습니다.

 

 

③ 사회탐구

  저는 사회탐구 과목 역시 A4지를 활용하여 흐름 중심의 암기를 통해 공부했습니다. 우선 교과서를 한 흐름을 타는 내용만큼 (보통 한 챕터 씩 묶이는 만큼) 읽었습니다. 그런 다음 그 범위에 있었던 중요 내용을 적고 세부적인 내용을 적어나갔습니다. 제가 흐름을 강조하는 이유는 억지로 암기하려 하지 않아도 내용을 이해하며 외울 수 있어서인데, A4지에 적어가며 공부하면 흐름을 파악하기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사를 공부할 때 정치 부분에서 통일신라의 신문왕이 이러한 정책을 펼쳤다는 내용을 A4지에 적었는데, 뒤 쪽의 경제 파트에서 신문왕 때에 어떠한 세금징수 방법을 사용했다는 내용이 나온다면, 아까의 그 A4지에 신문왕의 정책이 적혀 있는 부분 옆에 덧붙여 적어놓는 것입니다. 그러면 흩뿌려져 있는 것 같던 내용들이 같은 사람 혹은 같은 시대대로 모여서 보다 쉽게 외워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종이에 공부한 내용을 쭉 쓰고 한 번 읽어본 다음에 버렸습니다. 그리고 역시 이 과정을 두 번에서 세 번 정도 반복하고 내용을 암기한 후 시험을 봤습니다.

 

  경제나 지리 등과 같은 과목은 이러한 방법을 통한 암기에 추가적으로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정해준 부교재가 있다면 그것으로, 없다면 시중의 문제집으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3. 1차 시험 국어의 준비 ( + 수능 국어의 준비 )

 

  경찰대학 1차 시험은 수능과는 시간도, 유형도 달라 시험 전까지 충분히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먼저 제 실력을 파악하려는 목적으로 겨울방학 때 경찰대학 1차 시험 7개년 기출을 쭉 풀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2월부터 1차 시험 대비를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이 때 수능과 완전히 별개의 시험은 아니기 때문에 함께 준비한 부분도 있고, 경찰대학 1차만을 위해 따로 공부해준 부분도 있습니다. 저는 이 중 조금 자신 있는 과목인 국어 준비 방법을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경찰대학의 1차 시험 국어가 수능과 가장 다른 부분은 바로 문법입니다. 예를 들자면, 수능에서는 보기에 한글맞춤법 조항이 주어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면 되지만 경찰대학 시험은 보기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문법 공부를 충분히 해놓는다면 시험지 제일 앞장에 배치되어있는 문법 문제를 빠르게 풀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점수는 물론 시간까지 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능 준비를 같이 할 겸 2월부터 국어 문법 개념서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개념서는 내신을 준비할 때와 6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볼 때, 1차 시험을 보기 전 마무리로 한번 씩 더 읽었습니다.

  그리고 5월부터는 국립국어원에서 한글맞춤법, 표준발음법, 외래어 표기법 및 로마자 표기법을 출력해서 점심을 먹을 때마다 읽었습니다. 문법 개념서도 반드시 읽어야 하지만 시험에 예시가 많이 나오는 만큼 저는 이 과정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글맞춤법부터 로마자 표기법까지 조항의 내용에 해당하는 예시가 많이 주어지므로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1차 시험 전까지 2회독 했습니다. 수능을 준비할 때보다 훨씬 깊이 있게 공부해야하는 만큼 시간도 많이 들 수 있는데, 이 시간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1차 국어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수능과 완전히 별개는 아니므로, 저는 2월부터 매일 아침마다 비문학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비문학에서 나오는 문제 유형은 정해져 있습니다. 저는 유형을 파악한다면 시험 때 어떻게 문제에 접근할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정해 빠르게 집중해서 문제를 풀고 채점한 후, 해답지를 보고 문제 밑에 유형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틀린 문제 혹은 헷갈렸던 문제는 선지 옆에 빨간 펜으로 이 선지는 왜 정답이 아닐 수밖에 없는지, 또는 왜 정답일 수밖에 없는지 제 나름대로 저만의 해설을 적었습니다.

 

  특히 비문학은 사전에 가지고 있던 배경지식이 아니라 정말로 주어진 지문과 보기만으로 푸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평가원에서는 확실한 정답이 1개인 문제를 출제해야 하므로, 분명 정답인 선지는 정답일 수밖에 없는 근거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정답인지 헷갈리는 선지가 있을 수 있는데, 그렇다면 그 선지에는 오답일 수밖에 없는 근거가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비문학은 빠른 시간 안에 집중해서 그 근거를 지문이나 보기에서 잡아내 선지를 지워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수능뿐만 아니라 1차 시험에도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평소 비문학을 풀 때 기본적이고 쉬운 내용이지만 이것을 계속 염두에 두고 연습한다면 시험 당일에 어렵고 복잡한 내용에 당황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내용의 완벽한 이해가 아닌 근거 찾기라는 사실을 떠올려 문제를 잘 푸실 수 있을 것입니다.

 

  1차 시험에서 문학 역시 낯선 작품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는 최대한 많은 작품의 간단한 내용과 특징만 만나고 시험을 치른다면 충분히 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고전시가와 현대시만 따로 모아둔 문제집 한 권 씩을 구매하여 6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끝난 후부터 빠르게 풀었습니다. 깊이 공부하지 못했더라도 완전히 처음 보는 작품보다는 시험을 칠 때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이렇게 문학 문제집으로는 작품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는 것이 목적이었고, 문학 문제를 푸는 요령은 역시 기출을 풀며 함께 연습한 것 같습니다. 비문학과 마찬가지로 정답일 수밖에 없는, 오답일 수밖에 없는 근거를 찾는 것에 집중하면 쉽게 답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추가하자면, 1차 시험의 고전시가는 수능보다 읽기가 더 어렵게 나오니 평소에 고전시가를 읽는 연습을 조금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문법과 비문학, 문학을 공부하면서 경찰대학 1차 기출을 제대로 분석하기 시작한 것은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직후부터입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1차 시험을 준비하더라도 경찰대학에 수능이 반영이 안 되는 것이 아닌데다가 반영 비율도 높은 만큼 모의고사를 대비한다는 생각으로 수능 기출도 계속 풀어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모의고사 3주 전부터 격일로 국어 기출을 한 회씩 풀었는데 이 때 시간은 60분을 컷으로 잡았습니다. 빠르게 최대한 집중해서 풀어주는 연습을 해서 실전 때 긴장하더라도 시간 내에 잘 풀고자 했고, 또 시험 시간이 짧은 1차 시험에도 대비하고자 했습니다. 저는 수능 문제는 빨리 풀고 두 번째 볼 때 대충 훑어본 퍼즐을 맞추는 기분으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경찰대학 1차 기출로 돌아가서, 이번에도 60분을 정해 놓고 최대한 실전처럼 기출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채점을 한 후부터 본격적으로 기출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국어 과목만큼은 (수능 대비는 3,4,6,7,9월 모의고사에서 틀린 문제를 오려서 만들었고 실제로 수능 당일 아침에 봤습니다.) 수능 대비와 1차 시험 대비 모두 같은 방법으로 오답 노트를 만들어 활용했습니다. 우선 기출에서 틀린 문제나 헷갈린 문제와 그와 관련 있는 지문 및 보기를 오려서 노트에 붙였습니다. 그 다음 틀린 문제의 유형과 기본적으로 그 유형을 푸는 방식과 요령을 간단히 적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제 나름대로 선지마다 정답이거나 오답인 이유를 분석하였고 다음에 이런 문제를 틀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짧게 적었습니다. 간단하지만 시험장에 들어가서 이 노트를 보면 ‘이런 유형을 만났을 때 이렇게 접근하기로 했었다.’ 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시험을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4. 맺으며

 

  부족한 점이 많은 수기라 부끄럽습니다. 별다른 내용도 없고 특별히 좋은 공부 방법도 아니지만 그래도 학생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써보았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난 원래 안 되는 사람이다.’ 라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고 용기를 갖고 도전해보라는 것입니다. 그럼 절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꿈을 현실로 마주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