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人/수기 및 공부법

36기 정지혜 학생의 1차 시험 수기입니다.

폴라폴리 2016. 6. 4. 21:30

 안녕하세요, 36기로 입학한 경찰대학 1학년 정지혜 학생입니다. 제 학습 방법이 모두에게 맞는다고 할 수도 없고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저 하나의 길이라 생각하고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국어

 최근 수능에서 기존과 달리 문법 지식자체를 아는가 모르는가를 묻는 문제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문법 조항을 보기로 주고 문법에 맞지 않는 사항을 고르라는 문제가 주였다면 2016년 수능 마지막 문법문제처럼 수험생이 아는 지식만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경찰대 1차 시험에서도 문법 조항을 암기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으니 여력이 된다면 문법 조항을 외우기를 추천합니다. 기출 문제를 풀며 수능과 1차 시험에 자주 나오는 문법을 정리하고 그 외의 조항과 예시까지 외운다면 문법은 쉽게 풀 수 있을 것입니다.

 수능과 달리 1차 시험은 독서든 문학이든 지문 길이가 상당히 긴 편입니다. 독서의 경우 문제에 따라 다르겠지만 해당 지문과 함께 출제되는 문제를 먼저 살펴보고 주제, 전개 방식 등을 짐작하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미리 생각하면 지문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문제가 더 잘 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단락별로 중심문장을 찾고 요약하는 습관을 들이면 지문이 길어져도 내용 파악이 쉽고 문제를 풀다 지문을 다시 봐야할 때도 필요한 내용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문학의 경우 보통 현대시, 현대소설, 고전소설, 고전시가가 출제됩니다. 현대시와 현대소설의 경우 보기를 참고하여 푸는 문제일 경우 보기를 먼저 읽고 어떻게 작품을 해석해야 할지 참고하며 작품을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시는 화자의 정서, 태도, 시어와 시어의 관계, 상황, 수식어구, 서술어, 어조 등을 분석하며 읽습니다. 이 때 보기가 주어진 경우가 아니면 본인의 배경 지식은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해석하는 편이 좋습니다. 현대소설은 작품의 분위기, 인물간의 관계, 시간의 흐름, 주제 등을 생각하며 읽는 편이 좋습니다. 고전소설과 고전시가의 경우 조선 후기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주제가 거의 비슷한 편입니다. 다만 고어가 많이 나오므로 자주 나오는 고어의 뜻은 외워두고 고전소설의 경우 한 인물을 다양하게 표현하므로 인물의 이름에 동그라미를 치며 누가 누군지를 파악하며 읽어야 헷갈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고전시가의 경우 비슷한 주제를 다룬 2가지나 3가지의 작품을 비교하는 문제가 자주 나옵니다. 현대시와 마찬가지로 화자의 상황, 태도, 시어의 관계 등을 파악하며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주어진 시간 내에 긴 지문을 소화하는 방법은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든지 빨리 읽든지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에 쫓기어 읽는 속도에만 집착한다면 오히려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읽고 결국 시간에 더 쫓기는 상황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천천히 읽더라도 꼼꼼히 읽는 것도 방법이고,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아도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만 찾으면 넘어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평소 시간을 재며 문제를 푸는 습관을 기르고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보고 머릿속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상상하며 어떤 상황에 어떻게 문제를 풀지 연습해보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출문제를 풀 때는 기출문제를 유형별로 분석한 문제든 실제 시험형식으로 구성된 문제든 본인에게 맞는 형식을 찾아 풀길 바랍니다.


수학

 수학은 개념을 잘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념이 이해되지 않으면 수업을 듣든지 인터넷 강의를 듣든지 친구나 선생님께 질문하든지 책을 찾든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이해하길 바랍니다. 개념이해에 시간을 투자하다보면 많은 시간이 걸리고, 이해가 되지 않는 개념이 있지만 그냥 넘어가도 문제를 못 푸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심화된 문제에서 개념 이해가 부족해 막혔던 경험이 많았고, 한 번 제대로 이해한 개념은 끝까지 남는다는 것을 체험했기에 저는 그 시간을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시험 1주일 전과 같이 급한 상황에서는 아는 문제를 틀리지 않고 풀도록 집중하는 것이 더 현명할 것입니다. 하지만 공부에는 정직한 길이 가장 정확하고 빠른 길이라 생각했기에 평소에는 개념 공부를 확실히 하고 모르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려 했습니다.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수학 역시 기출문제가 중요합니다. 특히 작년까지만 해도 수능 범위에 포함되지 않던 고등수학이 1차 시험 범위에 있었기 때문에 기출문제로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기출문제를 풀며 부족한 점을 확인하고 보완하고, 시간 관리에 집중하길 바랍니다. 정말 처음 보는 난해한 문제가 나올 때가 있는데, 시험을 1주일 정도 앞둔 시기라면 어려운 문제가 나올 때 포기하고 다른 문제에 집중할 것인지 끝까지 풀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계산을 빠르고 정확히 하는 습관을 들이고 (문제를 많이 풀면 도움이 됩니다.) 어떤 순서로 문제를 풀 것인지, 몇 분 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넘어갈 것인지, 어려운 문제가 예상보다 많이 나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몇 분 까지 문제를 풀고 그 뒤에 검토를 할 것인지 등을 정해놓고 그대로 따르며 실제 시험장처럼 연습한다면 실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영어

 1차 시험의 영어가 어려운 이유는 단어가 어렵고 지문이 길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 장벽을 넘는다면 수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수능 공부를 위해 ebs 지문을 많이 볼 텐데 평소 비연계 지문을 자주 접하며 영어 독해 능력 자체를 키우는데 집중한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문법의 경우 문법지식을 많이 알아두고, 절대 외워서 풀지 말고 앞 뒤 문장을 읽고 문맥에 맞게 풀어야 합니다. 구문을 정리해 놓은 책이 있다면 구문을 외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단어는 단어의 뜻만 외우지 말고 예문을 통해 문장에서 어떻게 쓰이는가를 외우고 여러 뜻을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처음 5문제인 단어 문제의 경우 텝스 단어와 비슷한 단어가 많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 시간이 된다면 텝스 단어를 함께 외우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독해의 경우 지문이 매우 길어 당황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문제가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기출문제를 많이 풀다보면 본인의 노하우가 생길 것입니다.


 뒤의 내용은 입시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것으로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경찰대학 1차 시험은 어렵기로 유명합니다. 때문에 1차 시험을 위한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하는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학원이나 과외가 나쁜 방법은 아닙니다. 중요한 점은 사교육을 받더라도 본인이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점입니다. 1차 시험이든 수능이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너무 어려워 손도 못 댄다고 바로 해설을 찾지 말고 하루 종일 고민하더라도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시험이 1주일이 남은 상태라면 그 방법은 미련한 방법이고 최대한 빨리 문제를 습득하기 위해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편이 낫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설명을 듣고 이해한 문제라도 반드시 스스로 다시 풀어봐야 하고, 온전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혼자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어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길 바랍니다.

 국어, 영어, 수학 모두 1차 시험은 수능 시험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능과 다른 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저는 수능 공부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되 경찰대학 1차 시험을 위해 자투리 시간에 더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했고 기말고사가 끝난 이후부터 1차 시험 전까지 약 2주 동안 기출문제를 풀며 유형을 익혔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빨리 준비하는 것이 더 유리하겠지만 출발이 늦다고 반드시 불리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시험장의 분위기, 그 날의 컨디션, 시험 문제에 내가 자신 있는 분야가 얼마나 출제 되었는가 등 당일의 변수도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평소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길 바랍니다. 마찬가지로 경찰대학 입시에서 최종 성적은 1차 시험, 수능, 면접 등 다양한 요소가 결정하기 때문에 1차 시험을 잘 봤다고 자만해서도 안 되고 못 봤다고 좌절하지 않길 바랍니다.

 입시라는 것이 운이 많이 작용하여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공부를 한다는 것은 운이 작용할 때 성적의 스펙트럼을 줄여 안정적인 점수를 내기 위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운이 좋아 붙었다면 그 자리에서 자신의 최선을 다하면 되고 운이 나빠 떨어졌다면 한 번 더 도전하든 다른 길을 찾든지 그렇지 않으면 다시 시작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부터 경찰대학만을 생각하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경찰대학을 선택할 때 이 길이 맞나 고민이 되기도 하고 걱정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경찰대학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고 학교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니 이 길을 걷더라도 결국 제가 원하던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여러분도 목표를 위한 단 하나의 길만 생각하기 보단 어떻게 하면 다른 길로도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지 생각하며 당장의 대학만 보는 것이 아닌 미래를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고, 조금이라도 덜 힘든 입시를 치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좋은 결과 거두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