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人/포커스인터뷰

범죄심리학 박지선 교수님 인터뷰

폴라폴리 2010. 11. 10. 01:48

 


  안녕하세요! 포커스 인터뷰 첫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 29기 김세환 학생입니다!

이번에 제가 인터뷰할 분은 올해 처음 우리대학 교수님으로 부임하신 박지선 교수님이십니다! 박지선 교수님을 아직 모르신다구요? 그럼 먼저 프로필부터 보시죠!

 

이름 : 박지선

소속 : 경찰대학 행정학과

학력

John Jay College Criminal Justice 박사

서울대학원 사회심리학 석사

University of Liverpool 범죄수사심리학 석사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 학사

서울대학교 심리학 학사(복수전공)

방송출연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태원살인사건 2009. 12. 출연 외 다수 출연

 

그 외 다수의 논문과 저서 집필

 

*더 자세한 프로필은 이 글의 하단에 있습니다.

범죄심리학을 전공하신 분으로서 프로파일러를 꿈꾸는 학생들은 정말정말 이 글 눈 여겨 보셔야 할 겁니다!

그럼 교수님 연구실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글 작성 편의상 박지선 교수님은 '박'으로 저는 '김'으로 표시하겠습니다.

 


김- 먼저 인터뷰를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엔 가벼운 질문부터 시작해서 점차 무거운(?)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첫 질문입니다. 왜 제가 교수님을 인터뷰 1호로 모셨을까요? 교수님의 생각은?!

 

박-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교수 중 제가 제일 젊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가장 다가가기 쉽고 그래서 그랬을 수도 있구요.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전임 학장이신 김정식 학장님이 저보고 경대의 어머니가 될 사람이라구도 하셨거든요. 제가 만약 이 학교에서 정년을 채우면 내가 31살에 임용되었으니 인생의 반을 이 학교에서 교수로 지내게 되는 거니까...

 

김- 그렇다면 교수님께서는 범죄학계의 박경현·이관희 교수님이라 불리겠군요?

*박경현 교수님과 이관희 교수님은 경찰대학의 역사를 같이하신 노교수님들이십니다 ^^

 

박- 하하핫.

 

김- 이제 2번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 네이*에 ‘박지선’ 치면 코미디언 박지선 밖에 안 나오는데 이에 대한 교수님 생각은 어떠세요?

 

박- 그건 생각해봤는데 범죄심리학자가 유명한 사회보다 코미디언이 유명한 사회가 훨씬 더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요? 그래서이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그게 역전되지는 않았으면 하네요.

 

김- 그래도 PD수첩같은 그런 방송프로그램에 몇 번 나오신 분들은 네이*에 검색해보면 동명이인으로라도 뜨던데...

 

박- 코미디언 박지선 씨가 너무 막강해서^^ (웃으시면서) 그만 하지!~

 



김- 그렇다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번 질문부터는 조금 무거운 질문이 될 수 있겠는데요. 교수님에게 범죄심리학이란?

 

박- 너무 진부한 답변이려나... 공부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너무 당연한... 공부가 일처럼 느껴지지 않게 앞으로 배울 부분이 너무 많은 그런 분야로 느껴지네요.

 

김- 원래 교육학을 전공하신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범죄심리학을 하시게 된 생각을 하셨나요?

 

박- 원래 대학 전공을 정할 때 심리학이나 사회학을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께서 사범대를 권하셔서 영어교육과로 갔었어요. 그래도 심리학을 너무 하고 싶은 나머지 복수전공을 하였고 나중에 대학원에서 사회심리학을 공부를 했죠. 그 중에서도 순수심리학 보다는 세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응용심리학을 하고 싶어서 범죄심리학을 공부하게 되었죠. 선생님이 되는 것도 제 꿈이었는데, 선생님이 되었어도 후회는 하지 않았을 거 같아요.

 

김- 지금 교수직을 맡으셨으니까 그 교사의 꿈도, 범죄심리학자의 꿈도 다 이루신 거네요?

 

박- 그런가요? 하하핫.

*교수님 특유의 웃음소리가 있는데, 텍스트로는 담아내지 못 하는 게 한이네요.

 

김- 오랜 유학생활을 하신 것으로 압니다. 구체적으로 몇 년 동안 어디서 하셨나요.

 

박- 2001년부터 사회심리학을 한국에서 하다가 2002년부터 2003년까지 리버풀에서 범죄심리학 석사를 받았고, 다시 한국에서 사회심리학 석사를 끝내구 ...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뉴욕의 John Jay College에서 범죄심리학 박사를 받았어요. 한 5~6년 유학을 한 것 같네요.

 

김- 혼자 계시면서 외롭거나 힘들지는 않으셨는지?

 

박- 원래 영국 리버풀에서 석사 뿐만 아니라 박사도 하고 오려구 했는데, 좀 미국하구 달리 영국문화도 너무 이질적이구 날씨도 너무 우울하고 그래서 '정말 여기서는 더 이상 있을 수 없다'생각이 되더라구요. 뉴욕은 가만히 있어도 재미있는 도시였구, 물론 논문 쓰는 게 힘들구 그랬지만 그렇게 외롭거나 힘들다는 생각은 별로 안 했어요.

 

김 - 그러셨군요. 그럼 다음 질문 넘어가겠습니다. 교수님 수업을 들어보면 특히 강간쪽을 많이 다루시는데 특별히 그 이유가 있으신가요?

 

박 -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죠. 일단... 모든 범죄심리학자들은 연쇄살인을 다루는 것을 가장 큰 로망으로 생각하는데, 그 데이터를 구하기 어려울뿐더러 그 발생건수도 매우 적어요. 우리나라 범죄에서 살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안 되거든요. 그 반면에 '강간'은, 그렇잖아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살인을 당할까봐 무서워하는 것보다 강간에 특히 여자들은 강간에 대한 두려움이 생각보다 크거든요. 뉴스에서 보면 살인은 남의 일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강간같은 성범죄는 굉장히 위험하게 느껴지잖아요. 앞으로 살인 연구도 많이 하겠지만 아동대상 성범죄라든지 성인대상이라든지 그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었고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김 -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인데요. 혹 범죄심리학을 공부하시면서 보람을 느끼신 적이 있으신가요.

 

박 - 아직... 보람을 느껴볼 일은 없던 것 같아요. 다만 제가 더 노력을 해야겠다고 한 것이, 단적으로 사람들로부터 제가 받는 질문이 '아동대상 성범죄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인데, 솔직히 거기에 정확한 답변을 해줄 수 없거든요. 물론 여러 이론에 입각해서 'CCTV를 늘린다'거나 '성범죄자 보호관찰을 강화'라 할지 말할 수 있겠지만, 정말 이것들이 성범죄를 줄이고 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거든요. 단적으로 CCTV가 많아졌다구 해서 범죄가 완전 줄어드는 것이 아니거든요. 매일매일 성범죄 관련 기사가 터지지만 제가 여기에 답할 만한 축적된 연구도 없구 지식도 없구 해서, 그 부분이 제일 막막하구... 그런 부분에서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해요.

 

김 - 그렇다면 후회하신 적은 없나요?

 

박 - 후회한 적도 없긴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해봤어요. 왜 나는 행복을 연구하지 않고 범죄를 연구하는가...

 

김 - 그렇다면 범죄심리학을 공부하시면서 느끼셨던 한국 경찰에 있어 프로파일링의 비전 및 기타 사항에 말씀해주실 부분이 있나요

 

박 -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좀 뭉뚱그려서 이야기 해보자면... 경대생 뿐만 아니라 많은 중고생들이 영화나 소설 속 프로파일러들의 이미지를 보며 프로파일러를 꿈꾸는데... 심리학 조금 공부하고 경찰 경력 좀 쌓으면 누구나 범죄자를 쉽게 잡을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많이 가져요. 그런데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으면 일단 기본적으로 범죄심리학이나 사회심리학의 지식을 탄탄히 쌓고 실무 경험도 많이 쌓아야 되거든요.

뭐... 프로파일링 쪽에 굉장한 비전이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 경찰청에서도 범죄분석요원들을 2004년부터 특채로 기용하고 있고, 매년 김길태 사건같이 큰 사건에서 프로파일러들이 큰 기여를 하구... 그런 쪽에서 보면 큰 비전이 있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아무리 뛰어난 프로파일러라고 할지라도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직관만으로도 해결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되고, 우리나라 범죄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나 우리나라 사회현상에 뛰어난 통찰력이 있어야 하는데... 일단 연구가 우선 되어야 해요. 축적된 연구결과와 프로파일러의 직관이 결합이 되어야 하죠. 그런데 사람들은 베테랑 형사들이라면 어떤 범죄자도 다 잡아들일 수 있는 줄 알죠.

 

김- 그러니까 교수님 말씀은 프로파일러는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실제에서는 많은 이론적 지식뿐만 아니라 오랜 실무 경험이 있어야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박 - 그렇죠. 덧붙여 말하자면 프로파일러라는 말이 이건 자기가 '나는 프로파일러다' 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남들이 붙여주는 호칭인 거에요. 궁극적으로는 모든 경찰이 프로파일러에요. 범죄자를 잡으려고 용의자 범위를 줄여나가는 과정이 프로파일링인데, 모든 경찰이 그 작업을 다 하고 있잖아요.

제가 좀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본청이나 지방청에 정말 제대로 된 베테랑 프로파일러들로 이뤄진 특수한 팀들이 다 배치되었으면 해요.

 

김 - 그런 팀들은, 외국에서는 이미 제도화 된 것들인가요?

 

박 - 그렇죠. FBI 경우에서도 이런 팀들이 있어서, 가령 NYPD에서 FBI 내 프로파일링 팀에 해결하기 힘든 사건같은 경우 사건정보를 보내서 프로파일링을 요청을 한다면 그 팀에서 그 범죄유형에 적합한 프로파일링 결과들을 다시 보내주죠. 이런 것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실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김 - 그렇다면 특별하게, 경대에 프로파일러가 되기 위해 입학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에게 해주실 말씀 있으실까요.

 

박 - 이건 좀 원론적인 말인데, 프로파일러의 피상적인 환상은 버리셔야 해요. 겉모습에 현혹되어서 저렇게 멋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구...

 

김 - 경대입시카페같은 곳에 보면 우리대학 법학과에 진학하여 범죄수사학을 전공하여 프로파일러가 되어 모든 범죄자들을 잡겠다는 수험생들이 많아요.

 

박 - 그건 굉장히 건방진 생각이에요. 모든 사건은 다 다르잖아요. 범죄에는 법칙이 없거든요. 단지 유사성만 있을 뿐이죠. 한 범죄자가 저지른 사건도 각기 다 다르거든요. 프로파일러는 자만심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매 사건을 배운다는 생각을 해야해요.

글구... 프로파일러를 꿈꾸는 건 좋은데, 일단 수능 먼저 ^^. 그리고 훌륭한 경찰이 먼저 되세요. 그다음 경력과 지식을 쌓은 후에 그 노력이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남들이 프로파일러라고 불러줄 겁니다.

  

김 - 마지막으로 이런 학생들이 경찰대에 입학했으면 좋겠다?! 생각하신 거 있으신가요.

 

박 - 천재가 아닌 학생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정확히 본인이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는 학생, 그러니까... 현명하고 성실한 학생이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간단한가?

 

김 - 간단해야 좋습니다. 길면 독자들이 안 읽어요 ^^

 

박 - 그런가? 하하핫

 

김 - 벌써 시간이 이렇게 많이 지났네요. 너무 즐거워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오늘 인터뷰 정말 즐거웠고 감사했습니다.

 

 

 

이상 박지선 교수님과의 포커스인터뷰였습니다. 앞으로 범죄학계의 대세가 되실지도 모르시는 분이니, 꼭 기억하시기 바라요. 이상 29기 김세환 학생이었습니다.

 

*사진 촬영을 도와준 동기 홍승원 학생에게 감사의 말 전합니다.

 

이하는 박지선 교수님의 자세한 프로필입니다.

성명: 박지선

소속: 경찰대학 행정학과

학력

2009 Ph.D., 범죄심리학

JohnJay College of Criminal Justice,CUNY

 

2008 M.Phil.,범죄심리학

John Jay College of CriminalJustice,CUNY

 

2004 M.A.,사회심리학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대학원

 

2003 M.Sc.,범죄수사심리학

Center for Investigative Psychology,

University of Liverpool, UK.

 

2001 B.A. 영어교육학, B.A. 심리학(복수전공)

서울대학교

경력

2009.02 – 2010.02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범죄연구센터 부연구위원

2009–경기대 범죄심리 대학원, 아주대 심리학과 대학원 등 출강

2004-2008겸임교수(Adjunct Professor), John Jay College of Criminal Justice

논문

- SSCI (Social Sciences Citation Index) 등재 논문

Park,J.,Schlesinger,L.B.,Pinizzotto,A.J.,&Davis,E.F.(2008).Serial and single - victim rapists : Differences in crime - scene violence, interpersonal involvement, and criminal sophistication. Behavioral Sciences and the Law,26,227-237.

Salfati,C.G.&Park,J.(2007).An Analysis of Korean Homicide Crime - Scene Actions. Journal of Interpersonal Violence,22,1448-1470.

Park,J.,Choi,I.,&Cho,K.(2006).The Actor- Observer Bias in Beliefs of Interpersonal Insights. Journal of Cross-Cultural Psychology,37,630-642.

 

 

-국내 발간 논문

박지선 (2010). A case study with forensic analysis. 한국 법정 심리학회지, 2, 125-136.

박지선 & 서윤정 (2010). 윤간에서의 범죄 현장 행동 분석: 단독 범행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한국경찰연구, 9, 67-88.

박지선 (2010). Differentiating crime-scene behaviors of sexual homicide. 한국 법정 심리학회지, 1, 1-20.

박지선 & 최인철 (2002). 죽음에 관한 생각이 우리를 훌륭한 시민으로 만드는가? 한국 사회 및 성격심리학회지, 16, 75-89.

저서

김지영, 박지선, & 박현호 (2009). 연쇄 성폭력 범죄자 프로파일링과 프로파일링 제도 연구. 서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강은영 & 박지선 (2009). 아동 실종 및 유괴 범죄의 실태와 대책. 서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김지선, 박지선, & 최수형 (2009). 청소년대상 성범죄자 유형 분류와 프로파일링. 서울: 보건복지가족부.

기타

- SBS 그것이 알고싶다 - 이태원살인사건 2009. 12. 출연

- SBS 그것이 알고싶다 - 맨홀살인사건 2010. 3. 출연

- KBS 추적 60분 - 김길태 편 2010. 3. 출연

- SBS 그것이 알고싶다 - 김길태 편 2010. 4. 출연

- SBS 8시 뉴스 - 아동실종 관련 2010. 5.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