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人/수기 및 공부법

39기 최호재 학생의 학습수기입니다. About 1차시험 과목별 공부법, 슬럼프 극복

폴라폴리 2019. 4. 15. 00:34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저는 경찰대학 39, 폴라리스 홍보단 12기 최호재 학생입니다. 제 수험생활로 판단해 보건데, 모든 분들이 분명 매우매우 고단한 수험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별로 공부의 절대량이나 그 성취도는 상이할 것이나, 받는 스트레스만큼은 비슷비슷하겠지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학습 수기를 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마음에서 학습 수기를 쓰고 있습니다. 이 수기를 읽는 시간이 여러분에게 헛되지 않게, 저의 시행착오 속에서 딱 한 가지라도 여러분의 가슴 속에 담아갔으면 합니다. 제 수기는 저의 경찰대학 1차 시험 국어, 수학, 영어 학습 수기와, 슬럼프 극복 순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차 시험>

저는 사실 1년 반 정도의 공백기를 가지고 경찰대학 1차 시험에 임하게 된 학생이었습니다. 제게는 경찰대학 1차 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두 달 정도 남아 있었고, 공백기를 가지고 감을 찾으며 경찰대학 시험 특유의 독특한 문제들을 상대할 실력을 완성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속성으로 경찰대학 1차 시험을 대비한 저만의 방법들을 과목별로 여러분께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국어)

우선, 국어는 경찰대학 시험에서 꽤 평이하면서도 제일 주의를 기울여야 과목입니다. 그 이유는 수능과는 조금 다른, 경찰대학 국어시험의 형식에 있습니다. 경찰대학 국어시험의 점수를 가르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바로 문법과 시간입니다.

첫째로, 아시다시피 국어시험에서 문법 문제가 열 문제 넘게 출제됩니다. 이는 수능 국어시험의 문법 비중과 두 배 넘게 차이나는 수치입니다. 또한 난이도도 훨씬 높습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저는 시중의 기초 문법책 한 권을 여러 번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줄기차게 말씀드리겠지만, 여기에서 핵심은 여러 번입니다. 이 기초적인 책에서 모르는 부분이 없도록 정말 여러 번 읽었습니다. 사실 경찰대학 국어시험의 문법 문제는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수능 문법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수능시험처럼 잘 나오는 자주 출제되는 범위가 없고, 아주 생소한 부분에서 출제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함정을 피하기 위해 기초 문법책을 하나 골라서 반복 학습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더불어 국립국어원에서 배포한 한글 맞춤법 규정을 읽는 것을 권합니다. 부족할 수 있는 심화 개념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경찰대학의 1차 시험시간은 수능시험보다 20분가량 적습니다. 수능을 풀 때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경찰대학 시험은 가뜩이나 부족한 시간이 더욱 부족합니다. 이 점이 시사하는 바는 간단합니다. 경찰대학은 여러분에게 수능만큼의 문제해결 능력이나 논리력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경찰대학에서 여러분에게 원하는 능력은 바로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처리능력입니다. 결국 빠르게 주제를 파악하고, 정보를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한 것입니다. 반대로, 극히 지엽적인 부분은 빠르게 넘어가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방법들이 정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여러분도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확실한 공부 방법을 정립하는 것입니다.

 

(수학)

경찰대학의 수학시험에서 중요한 것은 시험장에서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많아지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지금 굉장히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할 시간이 충분한 수능시험과 달리, 경찰대학 시험은 시간이 수능보다 20분가량 적기 때문에 수학이라도 여유 없이 풀어야 하는 환경입니다. 물론 시험문제가 어렵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사실 경찰대학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어떤 문제를 틀렸나 오답노트를 해보면 조금만 제가 침착했더라면 충분히 풀 수 있었던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조금 더 침착해야지라고 마음을 수없이 먹어도 똑같은 실수는 계속 생겼습니다.

저는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고심하다가, 한 가지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제가 국어 학습 수기에서 기초 문법책 한 권을 여러 번보았다고 말씀드렸죠? 수학도 동일합니다. 저는 수학의 정석을 여러 번보았습니다. 제가 틀리거나, 급박한 상황에서 실수할 가능성이 높은 문제라고 생각한 문제들은 모두 오답노트에 적었습니다. 그렇게 정석을 두세 번 풀고 오답노트를 정리한 뒤에, 그 문제들의 풀이 방법을 모두 외웠습니다. 그렇게 모은 문제들이 160문제였습니다. 물론 효율이 높지 않은 방법이고,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 속에서 저는 강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러한 확신은 제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실력을 만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약 이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웬만한 이과생보다 경찰대학 수학시험을 잘 볼 수는 없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영어)

경찰대학 영어시험은 국어시험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부분이 있다면 국어시험에서는 문법의 비중이 높고, 영어시험에서는 심화 영단어의 비중이 높다는 것입니다. 정말 이 단어를 아는지 모르는지로 답이 갈리는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지문, 선지 등에 굉장히 자주, 중요한 비중을 가지고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심화 영단어는 경찰대학 영어시험의 핵심입니다.

위 국어, 수학 학습 수기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영어 또한 반복이 핵심입니다. 저는 경찰대학 특유의 심화 영단어를 대비하기 위해서 텝스 단어장을 여러 번보았습니다. 처음 단어장을 한 번 보고 모르는 단어를 찾고, 포스트잇에 적어서 독서실 벽에 붙였습니다. 모르는 모든 단어를 붙이고 하루에 5시간씩 한 달 반 동안 벽만 쳐다봤습니다. 모르는 단어는 하이라이트하고, 두 번 보고도 기억이 안 나면 또다시 다른 색깔로 하이라이트 했습니다. 그렇게 계속 반복하다 보니, 저는 거짓말처럼 400p가량의 단어장의 모든 단어를 외울 수 있었습니다. 한 번 벽에 붙어있는 단어가 몇 개인지 세어보았는데 1600개가 조금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굉장히 무식한 방법이었습니다. 국어, 수학, 영어 과목 모두 제가 행한 공부 방법은 전부 굉장히 무식했습니다.

그렇지만 한글 맞춤법 규정을 찾아 하나하나 공부하고, 틀린 모든 수학 문제를 쓰고, 새벽 두 시까지 눈알이 빠져라 영단어를 외운 제 노력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제가 한 노력들만 열거한 것 같아서 조금 죄송하네요. 저를 꼭 따라 하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제 수험생활을 듣고 저 정도는 다 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여러분은 모두 더할 나위 없이 잘하고 계십니다. 다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라면, 저는 그분들이 지금보다 훨씬 높은 꿈을 꿀 능력을 갖추신 분들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슬럼프 극복>

수험생 여러분 모두 힘겹고 외로운 수험생활을 보내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수능 국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교육 정책은 매년 휙휙 바뀌는 갈대 같은 현실에서, 한결같이 대나무 같은 모습으로 공부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꿈이 절박해서, 책을 보기가 싫어서, 아니면 문득 이 글이 당신의 눈에 들어와서 이 수기를 보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신이 수능을 향해 달려갈 남은 시간은, 아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보다 더욱 모질게 당신을 괴롭힐 것입니다. 수능을 몇 번이나 본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너무나 힘들어서 주저앉고 싶으십니까? 오늘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책상을 박차고 나가고 싶으십니까? 정말 당신이 그것을 원한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오늘 날씨가 좋아서 친구들과 함께 소풍이나 가야겠다 싶으시면, 그렇게 하십시오. 저는 사실 고등학교 3학년이 된 후 봄이 왔을 때,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양재천으로 꽃구경을 나갔습니다. 노을이 질 때까지 내를 따라 거닐다가 저녁으로는 짜장면을 시켜 먹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이 장면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 기억 속에 가장 소중한 추억들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저는 행복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수험생 시절, 제가 했던 주된 고민은 과연 행복은 어느 순간에 잡아야할까?’ 였습니다. 지금 행복하자고 공부를 안 하자니 찝찝하고, 나중에 행복하자고 공부하자니 지금이 불행하다. 이것은 제가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운 고민거리였습니다. 어떤 선택을 해도 한 쪽의 행복을 포기해야 했기에, 그 고민을 하는 동안은 스스로가 참 불행하다고 여겨졌습니다. 친구들과 양재천으로 소풍을 간 것도 그런 고민을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나간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이, 꽃구경을 하는 동안 저는 참 행복했습니다. 밀린 공부도 있었을 테고, 해야 할 일도 많았을 텐데 정말 마음 한구석도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왜 제가 마음 한구석도 찔리지 않고 행복했을 것 같으십니까? 집에 돌아오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꽃구경 동안에는 너무나 즐거워 그런 사소한 것을 생각할 틈이 없었습니다. 저는 그때 문득 공부하는 게 엄청나게 즐거우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청춘만화 같은 결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결론을 낸 이후로 저는 정말 공부를 즐기면서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의 행복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는 제 모습이 멋있어 보였고, 멋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즐거웠습니다. 사실 수험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멘탈을 부여잡고 있는 것입니다. 공부에 대해 생각을 하나 바꾼 것만으로도 저는 주저앉지 않고 버틸 수 있었습니다.

공부하는 게 싫다면 하지 않으면 됩니다. 현재를 희생하며 내일을 찾는다면, 그것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항상 행복할 수 있게, 여러분 스스로 현재와 미래를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절망감에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하게 수험생활을 마치고, 언젠가 저처럼 경찰대학에서 맞는 아산의 공기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될 여러분을 볼 날을 기다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