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人/수기 및 공부법

42기 안서주 학생의 학습수기입니다. About 1차 시험, 공부법

폴라폴리 2022. 5. 8. 09:25


 안녕하세요, 경찰대학 42기 안서주 학생입니다. 우선 경찰대학에 관심을 가지고 이 학습수기를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으신 분도, 조금 다른 환경에 있으신 분도 모두 이 학습수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유익한 정보를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문과이며 특목고에 재학하였고, 현역으로 경찰대학에 합격하였습니다. 제가 고3 시절 어떤 방식으로 특목고에서 경찰대학을 준비하였는지 들려드리겠습니다.


1)1차시험
 경찰대학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고 불안했던 시기가 바로 1차시험을 준비할 때였던 것 같습니다. 경찰대학은 입시의 특수성으로 인해, 타 대학보다 입시 데이터가 현저히 부족하고 조언을 청할 사람 역시 찾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대학 입시의 가장 첫 단계인 1차시험을 맞닥뜨릴 때, 저뿐만 아니라 여러분들도 매우 불안하고 방향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습방법을 설명드리기 전에 먼저 해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런 두려움을 계속 품어봤자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마음속 두려움으로 인해 공부를 하면서도 초조해지고 다급해지겠죠. 이렇게 공부하는 게 맞는지 불안하겠지만, 여러분이 1차시험 합격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경찰대학 1차시험은 수능을 치기 전 현장 분위기를 미리 체험해보고자 응시하는 학생들이 매우 많습니다. 중요한 점은, 1차시험의 성격과 유형이 수능 문제와 매우 다르다는 것입니다. 1차시험 고유의 문제 유형에 미리 대비하는 것만으로도, 다수의 사람들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시험을 응시할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각 과목별로 어떻게 문제가 출제되고, 또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국어 과목은 수능의 선택과목이 미포함되고, 공통과목으로만 문항이 구성됩니다. 즉, 문학과 독서 지문만으로 45문항이 구성되는데, 수능 문제를 풀어보셨다면 아시겠지만 빠르게 풀 수 있는 선택과목 문항이 공통과목 문항으로 대체되는 것이므로 시간이 부족하실 수 있습니다. 심지어 총 80분이 주어지는 수능 국어와 달리, 1차시험의 국어 시험 시간은 총 60분입니다. 가장 큰 어려움이 시간 분배이겠죠. 단, 1차시험의 독서 지문은 비교적 길이가 짧고 문장의 서술이 평이하며 내용 역시 크게 복잡하지 않은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독서 지문에서 할애하는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문제 풀이를 연습하신다면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문학은 수능과 달리 교재 연계 등의 힌트가 없으므로, 시험장에서 맞닥뜨릴 문학 작품은 살면서 처음 보는 작품일 것이라고 생각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작품의 특성과 해석을 암기하는 공부 방식보다는, 처음 보는 작품이 나오더라도 그것을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공부 방식이 적절할 것입니다.

 수학 과목 역시 선택과목은 시험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또 여러 수학 문제집에서 단원 마지막에 최고난이도 문제로 수록되듯이, 경찰대학 1차시험의 수학 문제는 매우 높은 수학적 창의성을 요구합니다. 저는 문과이긴 하지만 수학에 자신이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으로 풀어본 수학 기출문제에서 25문제 중 11문제를 틀리고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것도 이런 점수를 받은 하나의 요인이었습니다. 80분 안에 뒤의 어려운 문제는 둘째치고 앞의 문제들을 꼼꼼히 풀기도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극단적일 수는 있지만 5점짜리 문제를 모두 버리는 것을 택했습니다. 또 주관식 문제도 확실히 답을 낼 수 있는 것만 건드렸는데, 주관식 문제는 아예 틀린 방향으로 풀어도 보기가 없어 이를 알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 기억상 이런 전략으로 문제를 풀면, 대략 70점 정도는 넘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문과 학생이었기 때문에 수학은 이 정도 점수로 유지하고 다른 과목에서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받자는 생각으로 준비하였는데요. 혹시 저처럼 문과이거나 수학 점수가 너무 안 나오는 학생분들은 한 번 이렇게 문제를 풀어보세요. 리스크가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강력 추천드리기는 어렵지만, 만약 점수가 꽤 괜찮게 나온다면 이 방식으로 시험을 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어는 단어 수준이 매우 심화된, 가장 수능과 동떨어진 유형의 시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단어들이 정말 많이 나오고, 여러분이 연습하지 않은 유형의 문제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저는 국제고를 졸업하였지만 사실 영어에는 큰 자신이 없는 편이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가 어휘에 취약해서였는데, 그 약점을 꿰뚫는 유형의 영어 문제를 마주했을 땐 앞이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영어 역시, 제가 취약한 심화 어휘 파트는 제쳐두고 다른 파트의 문제들을 꼼꼼히 풀 수 있도록 연습했습니다. 그러나 어휘 공부를 아예 하지 않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토익, 토플 등에 수록된 어휘를 공부했습니다. 기출 문제의 영단어들을 분석해보니 토익, 토플 영단어와 겹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저는 실전 상 어휘 문제에서 제가 공부했던 어휘를 마주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러한 영단어를 공부해두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2)공부법
 덧붙여 저는 특목고를 재학했기 때문에 1차시험 한 달 전까지 내신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내신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었는데요. 저처럼 내신을 열심히 관리해야 하는 학교에 다니시는 분들, 더 포괄적으로는 현역으로서 1차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아마 오롯이 1차시험만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그리 길지 못할 것입니다. 수능 공부가 급한 분들도 마찬가지이겠죠. 그러나 제가 수험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공부하는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성격상으로도 효율을 매우 중시하는데요, 안 좋게 이야기하면 어떻게든 공부를 짧게 하고 싶어 했습니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너는 공부를 하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왜 공부를 잘하지?”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비결이라 하면 효율적인 공부를 했다는 것인데요. 각자 자신에게 효율적인 방법은 다를 것입니다. 제게 효율적이었던 방법이 남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그냥 시간을 방대하게 투자해서 공부하는 것이 더 마음 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방법이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제 방법을 공유해드리려 합니다.

 저는 먼저 공부한 내용을 나중에 공부한 내용에 의해 까먹는다는 것에 매우 공감합니다. 예를 들어 1단원을 열심히 공부하고, 다음 날 2단원을 공부한다고 해봅시다. 이런 식으로 5단원까지 공부한 후, 다시 1단원으로 돌아가 보면 마치 처음 공부하는 것처럼 생소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면 다시 1단원부터 5단원까지 한 바퀴를 또 공부하게 됩니다. 공부를 모두 끝마치고, 1단원으로 돌아오면 그 전보다는 낫겠지만 여전히 기억이 흐릿한 부분이 있겠죠. 이렇게 모든 내용을 다 기억할 때까지 몇 바퀴를 더 도는 겁니다. 여러분도 이러한 경험을 많이 해보셨을 거라 믿습니다. 이러한 공부법이 바로 시간을 방대하게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시간이 많다면, 이러한 공부법도 매우 좋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 시간이 많기보단 부족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러면 비교적 적은 시간을 쓰면서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도 잘 알고 있겠지만, 복습을 하면 됩니다. 그러나 효율적인 복습을 하려면 복습할 내용이 축소될수록 좋겠죠. 그래서 요점을 정리해야 합니다. 1단원을 공부하면서, 동시에 요점을 정리하는 노트를 작성합니다. 손으로 요점을 써보는 것은 공부 그 자체에도 도움이 되는데, 그저 눈으로 읽기만 하는 것보다 손까지 동원하여 직접 쓰는 것이 더 기억에 잘 남기 때문입니다. 그럼 1단원을 공부하는 시간 동안, 1단원에 대한 지식과 동시에 요점노트까지 얻게 됩니다. 다음으로 할 일은, 다음 날 2단원을 공부하기 전에 지금까지 학습한 내용을 전체적으로 훑어주는 것입니다. 1단원 전체가 아닌 요점노트를 읽으면 시간이 더 단축되겠죠. 그리고 2단원을 공부하며 똑같이 요점노트를 작성합니다.

 이러한 방법을 반복하여, 5일 동안 5단원까지의 요점노트를 만들었다고 합시다. 1단원은 5일 동안 계속 공부했으므로 기억에 잘 고정되어 있을 것이고, 5단원은 가장 최근에 공부했으므로 기억이 잘 날 것입니다. 단 5일을 할애하여 모든 내용이 기억에 남도록 학습한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 요점노트를 꾸준히 공부해주면 더 좋겠죠.

 저는 이러한 방식으로 공부시간을 절반 넘게 절약할 수 있었는데요. 남는 시간엔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보거나 잠을 푹 잤던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스트레스를 그다지 받지 않고 무사히 수험생활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여러분도 남은 시간이 촉박하거나, 너무 오랜 시간 공부만 해서 우울하고 힘드셨다면 효율적인 공부를 통해 시간을 절약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