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人/Humans Of KNPU

HUMANS OF KNPU - 1학년 박도형

폴라폴리 2018. 11. 11. 21:31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다름 아닌 ‘선택’입니다. B(birth)와 D(death) 사이에는 C(choice)가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 뜻을 풀어보자면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선택한다.’ 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아직 살날이 더 많을 거라 예상되는 저도 지금껏 수많은 선택을 해왔습니다. 작게는 ‘아침을 먹을까?’라는 일상적인 고민에서부터 크게는 ‘어느 대학에 진학해야할까?’와 같은 미래가 걸린 심각한 고민도 했었습니다. 저는 셀 수 없이 많은 선택들이 모이고 모여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몇 가지 선택들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사실 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지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초등학생 때도 그랬고 대구에서 꽤 공부를 잘한다고 평가받는 경신중학교를 다니면서도 그랬어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인생에 유의미한 첫 번째 선택을 했습니다. 자사고인 경신고등학교에 진학할 수는 있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일반고등학교에 진학을 했습니다. 이 덕분에 중학교에선 내신 문제를 풀 때 마다 높은 벽에 가로막힌 기분을 느끼던 제가 공부는 하면 성적이 오른다는 것을 고등학교에서 와서 체감하고 공부에 흥미를 붙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게 중요했던 두 번째 선택은 사관학교에 진학했던 것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수험생활을 끝내고 제 앞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합격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던 대학과 육군사관학교, 긴 고민 끝에 저는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세 번째 중요한 선택이 사관학교를 자퇴한 것이기는 하지만 사관학교에서 화랑기초훈련과 대략 1학기에 해당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귀중한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제가 청람교육을 수료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경찰대학생으로서 생활을 하는데도 기여한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했던 가장 중요한 선택은 경찰대학에 오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육군사관학교를 자퇴하고 재수를 시작하며 아무 대학이나 성적 맞춰 가자고 생각했던 저는 어느 대학도 갈 수 없는 성적을 받았고 결국은 삼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목적의식 없는 노력은 결실을 맺기 힘들다고 느낀 저는 삼수를 시작하며 정말 가고 싶은 대학을 정했고 그 대학이 바로 경찰대학이었습니다. 대입을 세 번 동안 준비하며 가장 열심히 공부했고 운까지 따라주어 경찰대학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수많은 선택들이 모였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선택이 모두 다 긍정적인 결과를 낳은 것만은 아닙니다. 제가 선택한 것을 끝내지 못하고 포기한 적도 있었고 스스로가 처한 상황이 너무 힘들어 눈물을 흘린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제가 한 선택에 책임을 다했고 몇 번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행복하다고 해서 나태해지거나 고민 없이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선택을 할 것이고 그에 따른 결과에 책임을 지며 살아갈 겁니다. 다만 달라질 것은 학생 시절의 선택은 저만을 위한 것이었지만 지금부터의 선택은 경찰대학생으로서 좀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선택일 것이라는 겁니다.

-- 경찰대학, 공통학과 1학년, 박도형